2014년 인천교구장 사목교서
  “젊은이들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는 뜻깊은 ‘신앙의 해’를 가졌습니다. 이 시대의 특징은 종교적 무관심과 세속주의 그리고 무신론의 범람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물질적이고 육적인 것에만 골몰하게 되어 신자들도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고 영향을 받아 신앙의 열정은 식어가고 주님보다는 물질을 더 우선시하는 신앙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신앙의 해는 마쳤지만, 우리의 걱정이 해결된 것은 아니며, 새로운 복음화가 지속해서 이어져야 하겠습니다. 저는 올해 특별히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 청년들의 신앙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훌륭한 신앙으로 무장된 젊은이들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워져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바쁩니다. 초등학교부터 학원으로 내몰린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하는지조차 모른 채, 공부가 삶의 전부인 양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삶에서 하느님의 자리는 없어진 듯 보입니다. 갈수록 청소년 미사, 청년 미사 참여자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리교육에 참여하는 수는 절망적 수준입니다. 부모가 매일 자녀와 함께 기도하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요? 자녀가 어려움이 닥칠 때 주님께, 성모님께 무릎 꿇고 기도하면 들어주신다고 가르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우리 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신앙의 활기를 잃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서 저는 유대철 베드로 성인과 이봉금 아나스타시아 순교자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교회의 103위 성인 중 한 분인 유대철 베드로 성인은 13살의 어린 나이지만 모진 고문 중에 형리들도 놀랄 만큼 담대한 신앙고백을 하셨고 순교하셨습니다. 시복시성 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125위 중의 한 분이신 이봉금 아나스타시아 순교자는 1827년에 태어나 1839년에 순교하셨으니 12살 어린 소녀였습니다. 이 어린 순교자들의 용감한 신앙 뒤에는 신앙심 강한 부모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유대철 베드로 성인에게는 아버지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계시고, 이봉금 아나스타시아 순교자의 뒤에도 어머니 김조이 아나스타시아 순교자가 계십니다. 순교자로서 부모의 모범적 신앙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자녀도 용감하게 신앙을 증거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가 소중한 신앙 유산을 사랑하는 자녀에게 전해준 것입니다.

젊은이들의 신앙 활성화를 위해,

첫째, 부모님들에게 당부합니다.

이 시대의 부모도 다른 것은 자녀에게 양보할 수 있으나, 신앙만은 양보하면 안 됩니다. 신앙이 그를 영원한 생명으로 안내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사랑하기에 기러기 부부가 되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기를 소망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하기를 소망합니다. 남들보다 위에 서서 내려다보기를 원합니다. 과연 그래야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요?

현세적 성공과 물질적 부유가 행복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루카 12, 20 참조). 돈 많고 권력을 좇는 이들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보았습니다. 세상 것들은 변하지만, 변치 않으시는 하느님께 의탁하고 그 길을 따를 때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첫 자리에 두고, 하느님을 두려워 할 줄 알면서, 하느님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 때 행복할 수 있음을 알고, 자녀들에게도 가르쳐야 합니다.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께서도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참 교육은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무엇보다도 가정에서 이루어집니다. 부모가 첫 교육자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 세포입니다. ...... 저는 부모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모들이 모범적인 삶을 통하여, 자녀들이 진정한 정의와 평화의 유일한 원천이신 하느님께만 희망을 두도록 격려하기를 바랍니다.” (제4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2012), 2항)

신앙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 하는 것이기에 밥상머리교육이고, 어른들의 모범과 가르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도제(徒弟)교육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기도하는 가정, 성경을 가까이하는 가정,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노력과 모범을 촉구합니다. 간혹 신앙은 자유이니 아이들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유아세례나 첫영성체 교리, 신앙교육 등을 미루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혼인 문제도 자유로 하니 올바른 혼인성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님의 축복을 받는 혼인성사를 받아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고 성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은 아이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의 유산이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출되신 후 추기경단과 봉헌한 첫 미사 강론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레옹 블루아의 이러한 말이 생각납니다. ‘주님께 기도하지 않는 자는 마귀에게 기도하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지 않는다면, 마귀의 세상, 악마의 세상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주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주님 편에 서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힘이 없으니 당연히 부모가 도와야 합니다.

둘째, 젊은이들에게 당부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마십시오. 참 행복은 하느님 안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지 마십시오.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께서 여러분에게 권고하십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은 사회를 위한 소중한 선물입니다. 어려움에 부딪혀 좌절하지 마십시오. 흔히 가장 쉬운 길로 보이는 그릇된 해결책에 기대지 마십시오. 두려워하지 말고 투신하십시오. 힘든 일과 희생을 직시하고, 성실과 인내, 겸손과 헌신을 요구하는 길을 선택하십시오. 여러분의 젊음을 믿으십시오.” (제4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2012), 6항) 주님께 돌아와 기도 중에 주님 만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 부모와 교사들은 협조해야 합니다.

올해 우리 교구는 ‘가톨릭청소년성취포상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스스로 자기 신앙을 돌보고 성장시키는 방법입니다. 많은 본당에서 참여하면 좋은 결실을 보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재)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을 통해 교회 밖의 청소년들을 위한 일들도 많이 해오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가난한 이웃 중의 하나인 위기청소년들이 자신을 찾고 사랑함으로써 세상의 선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찾도록 그들을 돕는 일을 합니다. 그들이 언젠가 주님께 돌아와 삶의 희망과 행복을 얻게 되는 데 함께 힘을 모읍시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청소년은 이 나라와 우리 교회의 미래이며 희망이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지금 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준비 없는 내일은 신기루이고, 준비하지 않는 희망은 절대 성취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올해에는 젊은이들에게 주님을 전하고 그들이 주님을 만나고 주님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다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의 오늘과 앞날에 주님의 풍성한 축복을 기원합니다.

천주교 인천교구장 최기산 보니파시오 주교